재밌는시 3탄

조회 2298 | 2015-08-15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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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밥 - 김륭

 

개구리밥은 먹지 못한다는 걸
이젠 알아요
개굴개굴 개구리들이
밤새도록 볶아요
프라이팬에 식은 밥 볶듯 개구리들이
무논 가득 울음을 볶아요
지글지글 달빛이 끓어올라요
와글와글 별빛이 눌어붙어요
자장면이나 짬뽕은 싫은가 봐요
볶음밥이 입맛에 맞나 봐요
개구리들이 달달
울음을 볶아요

 

 

꽃밭 - 윤석중

 

아기가 꽃밭에서
넘어졌습니다.
정강이에 정강이에
새빨간 피.
아기는
으아 울었습니다.
한참 울다
자세히 보니
그건 그건 피가
아니고
새빨간 새빨간
꽃잎이었습니다.

 


꽃밭과 순이 - 이오덕

 

분이는 달리아가 제일 곱다고 한다.
경식이는 칸나가 제일이라고 한다.
복수는 백일홍이 아름답단다.
그러나 순이는 아무 말이 없다.

 

순아, 넌 무슨 꽃이 더 예쁘니?
채송화가 제일 예쁘지?
그래도 순이는 아무 말이 없다.
소아마비로 다리를 저는 순이.

 

순이는 목발로 발 밑을 가리켰다.
꽃밭을 빙 둘러 새끼줄에 매여있는 말뚝
그 말뚝이 살아나 잎을 피우고 있었다.
거꾸로 박혀 생매장당한 포플러 막대기가!

 

 

- 정유진


나는 항상 직진
아무도 말리지 못해요.


나는 항상 일방통행
아무도 날 막지 못해요.


때론 오목이가 와서
우리 사이를 벌려놓아도


때론 볼록이가 와서
우리 사이를 모아놓아도


요것들아
그래도
나는 항상 직진이다.

 

 

 

 

출처는 지식인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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