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산부인과 간호사입니다.

조회 6964 | 2011-11-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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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산부인과 간호사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적이
수시로 벌어지는 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적을 너무 자주 접하다 보니
생명의 탄생에 대한 경외감과 감동이
조금씩 엷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날도 힘들고 지친 날이었습니다.
그날의 산모는 쌍둥이를 출산했고,
대부분의 쌍둥이는 인큐베이터에 넣기 때문에
우리들은 더욱 피곤했습니다.

빨리 처리하고 좀 쉬자는 마음으로
아기들을 각각 인큐베이터에 옮기려는데
이 쌍둥이 형제가 서로 손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 모습을 한 수습 간호조무사가
빤히 쳐다보며 싱글거리고 있었습니다.

10달이나 같이 엄마 뱃속에 있었는데
아직은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투정부리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겠답니다.

원래 신생아들은 손안에 무엇이 들어오면
무조건 쥐고 보는 원시반사가 있습니다.
이 조무사는 공부도 제대로 안 한 사람인가 싶어
미심쩍어하는데 조무사 아가씨가 계속 말했습니다.

"아마도 원시반사일 거라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이 아기들이 아직 서로
헤어지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이 아이들은 형제이고, 살아 있는 생명이잖아요."

조금은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아기들을, 살아있는 이 생명들을
어느덧 '일거리' 로 취급하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저 수습조무사 아가씨와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던 저는 어디로 갔을까요?

- 노은숙 (새벽편지 가족) -



산해진미도 매일 먹다 보면 질리기 마련이고,
좋은 경치도 매일 보다 보면 무덤덤해 지지요.
하지만, 절대로 바뀌지 않을 감동과 진실은
엄연히 존재합니다.

- 당신의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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