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우 4시 조금 넘었네요..
지난 밤 새벽 1시부터 고열에 시달리는 22개월된 딸내미 데리고 응급실에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밤새 고민하고 불덩이 같던 딸아이 부등겨 안고 거의 한잠도 못잤답니다.
우리 아가가 생후 70일 하고 일주일 더 지냈던 그날,
38도를 넘는 고열을 한 신생아를 데리고 새벽 2시에 모대학병원 응급실에 갔었지요.
숨도 못 쉬고 아파서 우는 애를 보자마자 간호사왈... "접수부터 하고 오세요"
미친... --; 새벽 2시에 신생아 데리고 오는 거 보면 접수가 급한지 의사 호출이 급한지 구분도 못하는
띨빵한 간호사라고 정말 욕을 바가지로 해주고 싶었지만... 누가 병원비 떼먹느냐고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우리 아기 위해서 참고 친정아빠 품에 아가를 넘겨주고 접수하고 애타게 의사를 기다렸던만...
접수하고도 10분이 지나서야 나타난 아주 애띤 젋은 남자의사 왈..
"애 옷 벗기고 기저귀 벗기세요~"
다짜고짜 애 옷을 벗기니까 77일뿐이 안된 허연 아가몸이 고지넉한 응급실에서 불뚝 보이는 게 참 이상했다.
"열나서 벗기는 거여요? 집에서 수간으로 한번 닦아주기는 했는데.. 애가 우는데 괜찮아요?"
"신생아한테 약 쓸수도 없고요 그냥 옷 벗겨놓고 열내리기를 기다리는 방법뿐이 없어요. 울게 내버려 두세요"
이러고 가버린다.
이런.......................... 진짜 쫓아가서 뒷통수 치며 네 자식이라도 이러겠냐고... 의사가 되기전에 사람이 되라고
패주고 싶었지만 꾹~~~~~ 참고 아침을 기다렸다. 너.... 어디한번 당해봐라면서...
몇시간씩 우는 애를 간신히 얼르고 재우고 또 깨서 울고... 체온은 계속 38도를 오르내리고 숨도 헉헉대는데...
다행히 아침이 왔고 아가도 조금씩 정상 체온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아침이 되고 결국 아는 교수한테 전화를 했다...
출근하자마자 응급실로 들어온 아는 교수한테 이래저래 지난 응급실 상황 말하고...
"의사들이 응급실 도는 거 바쁘고 고단한 줄 알겠지만 환자나 환자가족은 의료지식도 없고
당장 아픈 애 데리고 오는 마음... 알 거 아니냐... 그런데 체온도 내가 집에서 가져온 온도계로 30분마다 한번씩
쟀고 간호사는 2시간마다 한번씩 재더라.. 애는 계속 아파 우는데 아무리 신생아라지만 너무한 거 아니냐...
하다못해 나한테라도 왜 옷을 벗기는지 얼마동안 지켜볼건지 대략 설명을 해줘야하는 거 아니냐..."
면서 응급실에서 고래고래 소리 질러줬다.
그랬더니 그 교수... 결국 해당 의사 데리고 나가더라...
이런 기억이 있어서 깨치고 넘어지는 거 말고는 열로는 별로 응급실엘 가고 싶지 않다.
그때 안 좋은 기억때문에 그 대학병원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ㅋㅋ
그래서 결국 응급실에 못갔다.
열이 나도 잘 자고 새벽에 아빠한테 빠빠이도 잘 하는 거 보니 마음이 안정되었다...
아침 7시... 그렇게 아픈 아이를 뒤로 하고 출근했다.
지금 내가 뭔 일을 하는지 마는지... 솔직히 하고 싶지도 않다. 일...
아픈 애 뒤로 하고 출근길을 서두르는 엄마의 마음... 정말 세상이 더럽다는 생각뿐이 안 든다.
내가 필요할텐데.. 엄마를 찾을텐데...
이제 겨우 4시 조금 넘은 시간..
빨리 시간이 흘러 집에 가서 애를 봐야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