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주저리

조회 1512 | 2013-02-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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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감이 너무 커 도무지 감정정리가 안돼내요
남들은 형부 돌아가셨는데 무슨 오바냐고 말씀하시겠지만
아가씨때도 훈이 가지고 몸조리도 언니네서 했었내요.
다른 집들은 형부들이 눈치줘서 오래 있지도 못했다는데
저희 형부는 언니보다 극성으로 저를 보살펴 주셨어요.
밤사이 골아 떨어져 애가 응가를하고 배가 고파 우는 것도 모른체
잠들어 버리면 밤새 얼르고 달래가며 돌봐주시길 자그만치 한해동안
첫생일도 맞았지요. 
친정 아버지 돌아가신뒤로 그 빈자리 형부가 매꿔 주셨어요.
때론 오빠처럼 아빠처럼 친구처럼 저에겐 그냥 형부가 아니라
또하나의 아버지 셨더라구요.
12일날 김해가서 형부네랑 밤 늦게까지  희희닥 거리며 놀고
담날 우리집에서 저녘먹기로 약속했는데...
삼오재 다음날이 훈이 재롱발표회여서
꼭 오실꺼라고 손가락까지 걸고 약속 하셨는데...
나이 먹는다는게 너무너무 싫어지내요.
내가 늙는게 무서워서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사람한사람 떠나보내야 한다는게 너무 가슴아프내요.
지금 이 시간도 다 지나간다는데....세월이 약이라는데
얼마나 지나야 아물어 지려는지...
제가 이런데 언니랑 조카 녀석들은 몇배로 더 힘들텐데
너무 가슴아프고 야속해서 미치겠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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